교섭, 모티브
황정민 & 현빈이 주연한 영화 <교섭>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제 의견입니다.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는데, 약 15년전(2007년경) 모 교회의 교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선교를 갔던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실제 어떤 마음으로 갔는지, 언론에 알려진것과 실제가 얼마나 다른지 제가 잘 알지는 못해서 뭐라고 평가는 못하겠습니다.
어쨌든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몰입도를 위해 그 사건을 끌어다 쓴 것인지,
아니면 그 사건을 끄집어내고 싶은 것인지 감독의 의도가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이부분은 그냥 넘어가고요, 영화의 완성도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교섭, 줄거리는?
영화의 줄거리는 찾아보면 다 나오는것이고,
괜히 줄거리를 알게 되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어서 안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요약하지 않으면 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없어서 한번 요약해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갔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됩니다.
탈레반은 자기들의 조건을 24시간안에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을 죽이겠다는 통보를 하게 됩니다.
급박한 상황,
교섭을 위해 외교관들은(feat 황정민) 아프간으로 갑니다.
일행들은 아프간 현지상황을 잘 아는 국정원요원 박대식(현빈)을 만나게 됩니다.
당연히 두사람은 스타일이 맞지 않아 충돌하고 대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어 둘은 어쩔 수 없이 협력을 하게 되어 협상을 잘 처리하게 될 줄 알았으나
또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물거품이 되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긴장이 고조되고....
나중에는 상황을 해결하게 되는, 어찌보면 싱거운 플롯입니다.
이런 구성은 어느 영화에나 있는것이니, 스포일러는 아닐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섭, 영화의 구성
어쨌든 탑클라스의 배우들이 출현하기도 했고
장면 장면을 보면 투자도 아낌없이 한 것 같아
영상이라던지 효과 같은 부분은 다른 영화들처럼 상향 평준화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크게 나무랄만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현지 촬영해서 그런지 (현지촬영 없이는 이런 분위기가 나지 않았겠지요), 아프가니스탄의 분위기는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한국영화에서 본 적이 없는 배경이고,
또 납치, 협상, 초초함이라는 것을 전제로 보는 영화였기에,
아랍의 낯설고 불친절한 분위기는 정말 잘 어울렸던것 같습니다.
초반의 몰입은 잘 이끌고 갔다고 보여집니다.
또 간간히 위기상황이 발생하고, 이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긴장감도 완성도를 올리는데 기여했다고 느껴졌습니다.
교섭, 근데 왜 아쉬울까?
<교섭>은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허전하고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일까요.
가만 생각해보았습니다.
초반부터 시작되는 모범적인 긴장감 조성.
지루하지 않도록, 잊을만하면 주어지는 위기상황 발생.
화를 내고, 충돌하고, 해결하는 배우들의 연기...
물론 일반적인 눈으로 영화를 보면 재미 있습니다.
다만 제 눈에는 AI가 만들어준 가이드라인을 따라 만들어졌다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영화에도 다 있는 그 요소들.
그 요소들이 너무나 모범적으로 발견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교섭, 모범생의 스멜
여러분은 "모범생"이라는 단어에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가요?
착하고 모범적인부분이 잘못된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예상이 되는 이미지, 이 때문에 지루한 느낌.
저는 <교섭> 영화의 구성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황정민, 연기 잘 합니다.
근데...늘 잘 해 오셨던것 처럼 잘 하십니다.
현빈, 멋집니다.
근데 늘 느껴왔던 모습처럼 멋집니다.
연기도 너무나 잘 하시고, 외모도 너무나 멋진데, 새로운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다는점. 그것이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예상되는 초조한 연기, 예상되는 화내는 연기, 예상되는 흥분되는 연기. 예상되는 터프함과 멋진 외모.
새로운 모습,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다는것이 물론 쉽지 않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좀 아쉬웠습니다.
교섭,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건 모든요소가 완벽해야만 흥행하는게 아닙니다.
사실 완벽이라는 기준도 없지요.
스토리가 별로라도 영상미만 가지고 인정받는 영화도 있고요,
특수효과만으로 인정받는 영화도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교섭>은 밸런스를 잘 맞춘,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교섭 출연 배우들이 연기를 못하면 모를까, 잘하는것이 흠은 아니지요.
모범적인 몰입을 이끌어가고, 모범적으로 긴장을 일으키는게 잘못된것도 아니구요.
감독과 배우들에게 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는 제 스타일에 비추었을 때 아쉬웠을 뿐입니다.
제 평가는 개인의 의견일 뿐,
최종적인 판단은 영화를 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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